김중원


민선 7기 ‘기분 좋은 변화, 행복 화성’을 기치로 내건 서철모 화성시장이 태풍 ‘쁘라삐룬’ 북상에 따라 당초 예정됐던 취임식을 취소하고, 시민 안전 살피기로 공식업무를 시작했다.


서 시장은 태풍으로 인한 사고 및 시민 피해가 예상됨에 따라 2일 재난상황실에서 각 실·국장과 함께 대책회의를 갖고 발 빠른 대책 마련에 나서는 등 취임부터 첫 단추를 잘 꿰고 있어 새 시장을 맞이하는 시민들의 기대는 크다.


우리 지역에는 태풍 ‘쁘라삐룬’이 비켜나가 다행스럽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태풍의 피해가 컸다. 특히, 임야에 설치한 태양광 패널이 폭우로 인해 와르르 무너져서 그 부서진 태양광의 뒤처리가 골칫거리로 등장했다.
태양광은 여러 물질이 섞여있다 보니 처리가 쉽지 않다고 한다. 옆을 감싸는 알루미늄, 앞을 감싸는 강화유리, 안에 든 각종 금속과 실리콘까지 모두 분류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태양광 설치가 오래되지 않아 폐기물 처리 규정도 페기 업체도 없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지금 전국 저수지는 '태양광 난(亂) 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수상 태양광 발전소가 설치되면 아름다운 호수의 경관을 해치고, 태풍이 와서 태양광이 부서질 때 쓰레기 처리, 고압 송전탑이 설치되면 전자파 피해까지 떠 안아야 한다는 피해를 의식한 경기도 원곡면, 충북 옥천, 경북 포항 등 곳곳의 주민들이 시위와 소송을 하는 등 갈등이 폭발하고 있다.


그런데도 농어촌공사는 현재 공사가 소유한 저수지 3400곳 전체에 대해 수상 태양광 발전소 사업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어 앞으로 큰 논란이 예상된다.


우리 지역에도 이미 건달산과 철마산 사이에 있는 유리의 덕우 저수지에 수상 태양광이 설치되었단다. 언젠가 그곳을 드라이브한 적이 있었는데 산과 어우러진 호수가 장관이었던 추억은 이제 추억으로만 남을 것 같다. 그 호수에 덩그러니 태양광을 설치했다니 만감이 교차한다.


이 문제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 후유증의 작은 서곡일 뿐이다. 탈원전 정책은 멀지 않아 전기요금이 인상되고 전력피크 때 공장이 서고, 가정에서도 에어컨을 사용할 수 없는 전기 대란이 올 수 있다. 그리고 남북 평화협상이 잘되면 북한을 개발하는데 쓰일 전력이 엄청날 텐데 이런 조잡스러운 태양광 설치로 될 수 있을지 걱정된다.
문 정부는 70%가 넘는 국민들이 지지하고 있다. 많은 부분에서 잘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국가 흥망이 달려있는 가장 중요한 에너지 정책에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 정부가 탈원전이 대통령 공약이었다는 이유 때문에 그 공약을 맞추기 위해 급급한 모습이 위태롭다.
원전에 대한 심판은 이미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때 계속 짓기로 결론이 났음에도 그건 그것이고 탈원전은 계속하겠다는 것은 국민의 뜻을 무시하는 것 이전에 국가 장래를 생각하면 매우 우려스럽다.
서철모 시장은 취임사 말미를 ‘촛불 혁명으로 시작된 문재인 정부의 가치와 철학을 화성에서 뒷받침하겠습니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나라다운 나라, 든든한 지방정부를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갈 것입니다. 상식과 원칙을 바로 세우는 기분 좋은 혁신, 오늘부터 시작됩니다.’는 말로 끝맺었다.
그렇다. 중앙 정부든 지방정부든 상식과 원칙을 바로 세울 때 그 상식과 원칙을 국정과 시정으로 지켜나갈 때 즉, 위아래 모두에게 아니 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 때 그것이 이루지 못할 일은 없을 것이다.
취임사를 끝까지 지키는 시장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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