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화성호에 사는 사람들] 이창미 사무장

바다가 좋아 체험마을 지키는 백미리 이창미 사무장

편집국 | 기사입력 2020/01/22 [12:34]

[기획특집/화성호에 사는 사람들] 이창미 사무장

바다가 좋아 체험마을 지키는 백미리 이창미 사무장

편집국 | 입력 : 2020/01/22 [12:34]

화성시 서신면 백미리 마을은 인구 430여 명의 작은 어촌이지만 이곳을 찾는 연간 체험객이 13만 명~20만 명,직접 소득 26억 원을 기록해 전국 최고의 어촌체험마을로 손꼽힌다.

 

▲ 백미리 체험마을     © 편집국


2009년 해양수산부 주관 전국 어촌체험마을 평가에서 ‘대상’을 차지했고, 2013년 영어조합법인을 탄생시킨 데 이어 2016년에는 수산물 가공공장을 준공, 어촌체험관광과 수산물 가공사업의 지평을 더욱 넓혔다.
2019년 3월 해양수산부는 백미리 마을의 성공을 벤치마킹하라며 전국의 지자체, 어촌계 리더 200명을 백미리 마을에 모이게 해서 견학을 겸한 워크숍을 열기도 했다.


같은해 해양수산부 어촌뉴딜300 사업에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선정돼 2020년 말까지 2년간 국비 70억7천만원, 도비 10억 1천만원, 시비 20억 2천만원 등을 포함 총 104억여 원을 들여 백미리에 ‘해양생태휴양마을’을 조성하고 있다.

 

▲ 풍부한 해산물 자원   ©편집국


이 사업에는 ▲염전·머드체험이 가능한 해양생태공원 조성 ▲B&B호텔 리모델링 ▲정주어항공간 조성 ▲마을 생태 트레킹 코스 개발 ▲마을 디자인 정비 ▲스마트 리조트 통합시스템 구축 등 10개 사업이 포함됐다.


백미리 마을은 관광자원이 넉넉한 곳은 아니였다. 가진 것이라고 마을 앞에 펼쳐진 갯벌이 전부다. 이 마을의 성공에 전국 어촌 지도자들이 귀를 귀 기울이는 이유도 無에서 有를 창조한 비결의 배경이 궁금해서다.

 

▲ 이창미 사무장     © 편집국


백미리 어촌체험마을의 이창미(58세) 사무장은 사시사철 분주하다.
드문드문 이어지는 체험객의 질문에 일일이 답하고, 장화와 우비를 나누어주고, 체험장 주변의 쓰레기를 치우러 나갔다. 백미리 마을과 갯벌에서 잠시도 눈을 떼지 않는 마을의 독수리 같다고나 할까.
백미리 어촌체험마을의 성공은 이창미 사무장과 뗄래야 뗄수가 없다.


주민이 많지 않은 작은 마을이라도 한 가지 목표를 향해 가기가 쉽지 않다. 특히 노인이 많은 마을에 젊고 능력 있는 실무자가 있다면 한결 수월해질 것이다.


이창미 사무장은 백미리 마을에 없어서는 안될 꼭 필요한 사람이다. 이 사무장이 백미리 사람이 된 건 10여년 전이다.
바다를 좋아하는 이 사무장에게 백미리 마을은 편안하게 스며들었다. 자연스럽게 들어왔고 마을 앞에 펼쳐진 갯벌의 소중함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경남 거제 인근 섬으로 시집가서 23년 동안 피조개 양식업을 했었고, 연안어업을 하면서 살아왔다.
“저는 바다가 좋아요. 내가 좋은 걸 매일 볼 수 있다는 것만큼 더 좋은 일이 더 어디 있겠습니까? 그리워하지 않고 동경하지 않고, 내 생활 속에서 접할 수 있으니까…….”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지혜
그렇게 시작한 어촌체험마을

 

 

“방조제로 바다를 막고 나면 바다 물골이 달라지 잖아요. 갯벌에 사는 생물들도 달라지고. 백미리에 옛날에는 맛조개라든가 가무락조개들이 더 많았었거든요. 물골이 달라지고, 갯벌의 흙이 깎이고 뭐 이렇게 되다 보니까. 낙지나 바지락을 잡아야 하고, 수입이 줄었어요. 고기잡이보다는 갯벌을 활용한 체험마을을 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어요.”
그렇게 시작한게 어촌체험마을이다.

 

마을주민 자서전 내다
밥상 나누며 공동체의식 키워 

지역주민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는 일이 가장 중요했다. 한 가지 목표를 행해 지역 주민들이 단결할 수 있으려면 마을에 대한 자부심, 자기 자신에 대한 자존감이 필요했다. 마을주민들의 자서전 만들기를 했던 이유다. 2016년 계원예대 대학생들의 어르신 자서전 만들기 프로젝트로 마을주민의 자서전이 발간됐다.


“마을 어르신들의 자존감을 높이는 일들에 중점을 많이 두었죠. 백미리 같은 경우에는 귀촌하시는 분들도 제법 있거든요. 새로 들어오시는 분들이 우리 어르신들의 생활 풍습도 알면 서로 같이 융화되는 데 도움이 돼요. 그래서 우리 어르신들 자서전 만들기를 했어요. 돌아가셔도 문화와 풍습을 책으로 남길 수 있잖아요.”


이 사무장의 명품 마을 만들기는 다양하게 이루어졌다. 70세 이상 어르신과 그 이하의 젊은층(?)의 관계, 새로 유입되는 귀촌인과 기존의 마을주민의 관계를 고려하면서 자연스럽게 인연을 맺을 수 있도록 마을 입구에 사랑방을 만들었다.


겨울에서 봄까지 농어촌이 한가한 그 시기에 마을주민들이 사랑방에 모여 부족함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마을의 어촌계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한다. 밥상을 같이 하면서 백미리 마을주민이라는 공동체 의식과 결속력이 향상됐다.


백미리 어촌체험마을이 전국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여겨지는 이유는 어민들의 손으로 일궈낸 성공이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공동체를 복원하고 삶의 터전을 일궈나갈 자생력을 키울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런 젊고 유능한 실무자 이창미 사무장의 숨은 노력 덕이었다.


이 사무장은 어촌체험프로그램을 확장하고 체험마을 관광 상품 개발을 위해서는 외부의 전문가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했다.
안으로는 결속력을 다지고 밖으로는 전문가 네트워크를 만들어 마을의 볼거리, 체험거리를 채워나갔으니 안과 밖이 충실한 성공사례가 되는 게 당연하다.


백미리 마을에 귀촌하는 사람이 많아진다는 것은 고령화된 어촌마을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창미 사무장은 이미 빈집이나 새로 집 지을 공간이 없어 귀촌 희망자들이 대기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그는 마을주민들이 생각하는 꿈은 정겨운 어촌마을의 정서가 있으면서 젊은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마을을 만드는 것이다.


사람들이 떠나는 마을이 아니라 사람들이 다시 모이는 마을이야말로 누구나 바라는 지역공동체의 모습이다. 백미리는 지금 그런 희망적인 미래를 향해 자신의 속도로 꾸준히 나아가고 있다.    

 

‘숭어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
가치를 찾아낸 백미리 마을

백미리 마을의 마스코트는 망둥이다. 망둥이는 바다에서 흔하디흔한 생선이다. 전국 최고의 어촌마을로 사랑받는 백미리의 상징이 ‘망둥이’라니, 어쩐지 사연이 있을 법하다.      

   
망둥이야말로 백미리 마을이 그동안 걸어왔던 길을 잘 보여주고 있다. 망둥이는 낚시꾼이든 누구든 귀하게 여기지 않는 어종으로 알려졌다. 10여년전 백미리 마을이 그랬다.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낙후된 작은 어촌.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누구나 부러워하는 마을이 되었다.


하찮아 보이는 것에서 가치를 찾아내는 일을 해냈다는 자부심이 바로 백미리 마스코트가 된 것이다.
바다를 지키는 일도, 마을을 살리는 일도 결국 작은 것의 가치를 찾아내고 함께 공유하는 과정이다.


이창미 사무장과 백미리 마을 사람들처럼 작은 망둥이도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아주고 작은 어촌마을을 지키는 일이 세상을 바꾸는 일인만큼 소중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창미 사무장은 2016년도에 해양수산 신지식인으로 선정됐다.
“뛰어난 친화력과 리더십으로 마을주민 전체를 체험마을 운영에 참여시켜 마을 소득 증대 및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것이 인정받은 것이다. 같은 해에 열린 전국 어촌체험마을 전진대회에서는 사무장 대상을 받기도 했다.
백미리 마을은 계속 성장하고 있으며 화성호에는 사람이 살고 있다.

<이형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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