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도근 칼럼]한일무역전쟁 단상

글/백도근 교수

편집국 | 기사입력 2019/07/19 [12:44]

[백도근 칼럼]한일무역전쟁 단상

글/백도근 교수

편집국 | 입력 : 2019/07/19 [12:44]

 

이달 들어 일본의 아베정부가 ‘징용배상판결’에 대한 보복조치로 소위 ‘에칭가스(HF, 반도체 세정에 사용)’,  ‘포토리지스트(PR, 반도체 기판 제작 때 쓰이는 감광제)’, ‘플루오린 폴리이미드(FPI, 스마트 폰 디스플레이 제조과정에 사용)’ 등 반도체산업 제조 공정에 쓰이는 3대 핵심소재 수출 규제에 나서자 정부와 정당, 산업계, 언론가외 저자거리 등은 마치 ‘벌집을 쑤셔놓은 듯한’ 양상을 보였다.


그 가운데 뚜렷한 흐름은 이때다 싶어선지 청와대를 향한 총질에 열을 올리는 일부  야당세력, ‘모든 것이 빨갱이 때문’ 운운하는 사이비 정통 기독교 세력, 일본을 향해 호소하듯 “여기 우리도 있소.” 하는 친일 언론과 부역패들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이러한 상황에 익숙한 듯 곳곳에서 일본상품 불매운동, 아베의 패악질에 대한 규탄시위 등으로 자칫 열패감에 빠져들지 모를 시민들의 마음을 다잡아 주고, 정부와 기업의 대항의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이 시대의 ‘의병들’인 이름 없는 시민들의 봉기가 있었다는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그동안 최저임금인상, 소득주도경제 등 핵심정책 등에서 확연한 국가경제 개선의 효과를 보여주지 못해서 사회 곳곳에서 저항을 받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일본정부가 한국기업들을 상대로 한 핵심소재 수출규제에 대해 큰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2중의 적을 맞이한 정부와 여당 그리고 제재를 당하는 기업들에게 일본상품 불매운동과 같은 시민운동이 큰 힘이 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문재인정부 집권 초기에 유시민씨가 어느 곳에서 했던 말이 생각난다.
“새 정부와 새 여당의 문제는 지금 산을 들어 올릴 만큼 힘이 센데도 자신들의 힘이 약한 줄 아는 것이다.” 이는 아마 지역색, 색깔론, 보안법 프레임 등으로 갑질을 일삼던 과거의 정부와 여당 그리고 그 지지자들로부터 한 껏 위축되어서 여전히 움츠리고 있는 듯한 현 정부와 여당 인사들에게 ‘이제 당신들이 더 힘이 세니 어깨 좍 펴고 당당하게 국정을 견인해 달라.’고 일깨워준 말이었던 듯하다.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 국민은 일본정부의 부당한 규제조치가 가해지려하자 즉각 대응력을 발휘한 우리 반도체 기업체들의 힘이 막강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으리라고 생각한다. 우리 기업들이 필요에 의해 반도체 기본소재들을 일본에서 받아쓰고 있었을 뿐이지 기술력이 없었던 것이 아닐뿐더러 즉각 대응해 나가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일본과의 승부는 지금부터이다. 이번 싸움의 성격으로 볼 때 일본은 스스로 힘의 한계를 인정할 때까지 앞으로 우리에게 상당기간동안 싸움을 걸어올 것이다.


일본은 미국의 간섭을 벗어나 동북아지역을 제패하는 패권국가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는 나라이다. 그러나 동북아 바다 위쪽으로 치우친 해양 국가로서 지정학적으로도 불리하고 그동안 우위를 점하고 있던 기술력에서도 한국에 하나씩 뒤처지기 시작하자 한국을 제압하지 않고는 그들이 희망하는 미래가 없다는 판단에서 저지른 것이 이번의 사태이다.


우리 사회 기득권층은 일본의 막강한 기술력과 그로 인한 경제력에 기생하면서 형성되고 정신적으로 순치된 면이 있다. 지금도 일본은 우리의 5배에 가까운 경제규모를 가지고 있다. 지금도 그 2배의 국가 빚을 지고 있기도 하다. 이는 일본이 절대 우리보다 우위에 있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뿐만 아니라 미래의 먹거리를 위한 기술력에서는 한국이 일본을 능가하고, 당장 붙어도 패배하지 않을 만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지표들이 아베를 더욱 초조하게 만든 것이다.


이번 일이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다시는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더는 열패감에 빠지지 않으며, 자신감을 장착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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