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유치원 반대…특혜시비도주민 소통 없는 일방적 추진 반발

▲  지난달 23일 동탄어울림센터 진입로에서 목동 주민들이 이음터에 협동조합 유치원이 들어오는 것과 관련, 반대 집회를 개최하고 있다.  © 편집국



동탄2신도시 16초 이음터에 들어오게 되는 협동조합 유치원과 관련해 목동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지난달 23일 목동주민들은 동탄2권역 지역회의가 열리는 동탄어울림센터 진입로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협동조합 유치원이 들어오는 것을 반대했다.


집회는 약 200여명의 목동 주민이 모였으며, 저녁 7시부터 8시 반까지 약 한시간 반정도 진행됐다.

주민들은 이음터 건물에 사립유치원이 들어오면 기존시설물은 축소변경 되는데 공간 재배치라는 화성시 입장은 주민을 기만하는 말장난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선택된 자만을 위한 사설 협동조합 유치원을 화성시가 편의를 봐주는 것과 다름없으며, 행정적 업적을 위해 목동 주민이 희생됐다고 외쳤다.


목동 주민은 화성시청은 완공 몇개월을 앞두고 주민협의 없이 졸속으로 용도 변경한 것은 주민을 우롱한 처사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모두발언에 나선 주민 A씨는 “사립유치원 비리문제 해결 대안으로 협동조합 유치원이 이해가 안된다”며 “공공기관에 사립유치원이 들어온 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주민과의 소통없이 일방적인 결과를 발표한 서철모 화성시장의 불통행정에 분노가 치민다”는 주민들은 “소통을 중요시 여기는 민선 7기 화성시장이 맞는가”를 되물었다.

■ 지역회의서도 소동
같은 날 8시부터 진행된 동탄2권역 지역회의에서는 이음터와 관련 질의가 이어졌고, 서철모 시장의 답변이 이어졌다.

김기현 지역위원은 “출자금 500만원 정도를 내고 참여하는 조합원 자녀를 위한 유치원을 위해 설계변경과 공사지연 등을 하는데 이것이 공공성을 위한 것이 맞는가”를 질문했다.


서철모 시장은 “이음터 변경관련 시장 고유 권한에서 변경가능 한 부분”이라면서 “지역회의 같은 소통의 장을 금년 200회 예정하는데 다른 때는 안 오고 본인의 이익과 상충될 경우는 아까(집회)처럼 200명씩 모이는 게 대단하다”고 답변했다.


이같은 답변을 받고 참관인으로 참석한 목동주민이 즉각 항의하면서 회의가 잠시 중단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 시장은 지역회의가 모두 마무리된 후, 집회 관계자와 갖은 면담 자리에서 목동주민이 제시하는 문제점과 대안에 대해 검토해보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동조합 유치원 특혜시비
협동조합 유치원은 특혜시비에도 휘말리고 있다.

이는 정부가 협동조합 유치원을 위해 공공기관 시설 임대를 허용해주는 예외적 내용의 시행령 개정을 할 때부터 예견됐던 논란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8월 ‘시도교육감이 인정하는 사회적 협동조합의 경우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시설을 임차해 유치원을 설립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내용의 ‘고등학교 이하 각급 학교 설립·운영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지난해 10월 30일 국무회의를 통해 의결했다.


이 규정으로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은 협동조합 유치원에 공공시설을 임대해 줄 수 있는 법적 근거를 갖췄다.

그러나 이 개정안은 사립유치원을 설립하려는 경우 설립자가 교사(校舍) 및 교지(校地)를 소유해야 한다는 원칙에 예외를 둔 것이어서 입법예고 당시부터 특혜성 정책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이에 주민들은 동네 모든 아이들의 공간을 특정 협동조합이 독점하는 것은 특혜성 정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화성시에 따르면 이음터는 원래 학생들과 주민을 위한 학교복합시설로 계획된 곳이다. 학교와 붙어 있는 곳에 유아와 청소년들이 교육, 문화, 체육, 예술 활동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고 마을 주민들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마을교육공동체 공간으로 학교와 마을 주민을 연결한다는 의미에서 이름도 ‘이음터’로 지었다.

■공공성 훼손 등 지적
협동조합 유치원 공간을 조성하려면 공간 구조와 개관 시기 등 당초 계획이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이곳 주민 B씨는 “아이들을 위한 시설이 없어 이음터 완공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조합유치원 들어온다고 이음터 완공이 늦어지는 동안 아이들은 도서관 없는 학교를 가야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음터를 주민의견 수렴 없이 행정기관 마음대로 바꿔 버린다는 것은 기회의 평등함조차 빼앗아 버리는 것”이라고 분개했다.


주민 C씨도 “협동조합 유치원 때문에 이음터 완공이 늦어진다면 아이들은 반년을 먼지와 건설기계들이 왕래하는 공사현장을 견뎌야 한다”면서 “목동 이음터에 협동조합 유치원 설립은 세금으로 지어진 공공도서관의 본래 취지에 어긋나며 공공성 훼손이 심히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협동조합 유치원은 사립유치원”이라며, “왜 사적단체를 위해 공공시설이 설계 변경돼 지어져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도교육청 자유게시판에도 이러한 내용의 민원들이 올라오고 있다. 공공기관이 사립유치원인 협동조합 유치원을 지원하기 보다는 공립유치원을 지으라는 민원도 눈에 띈다. 

■시, “안전 방음벽 설치로 대책 마련”
화성시는 협동조합 유치원 때문에 이음터 완공이 연기됐다는 주장에 대해 “목동초 이음터는 당초 5월말 개관 예정이었으나 동절기로 인해 공사가 중단되며 2개월 보름 정도 일정이 연기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통학 안전에 대해서는 “안전 방음벽 펜스를 4m정도 높이로 설치하고 학생 안전을 위해 통학로를 어느 쪽으로 낼지는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목동초 이음터에 내년 3월 5학급 규모 개원을 목표로 향후 전국에서 최초로 운영하게 될 협동조합 유치원 설립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화성시 또한 협동조합 유치원 설립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화성시 교육협력과 관계자는 “처음 알려진 것과는 달리 어린이도서관은 1층에서 2층으로 원안변경되면서 사실상 공간은 축소된 것이 아닌 확장됐다”며 “없어지는 공간 계획은 요리스튜디오와 중간 전시시 공간이며 복도가 좁아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협동조합 유치원은 목동초 이음터 1층 남쪽 편에 570㎡ 규모로 들어설 계획이다. 이곳은 원래 어린이유아자료실로 설계됐던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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